쉽게 씌여진 시
창박에 밤비가 속살거려육첩방은 남의 나라,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한 줄 시를 적어 볼까,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. 생각해 보면 어릴 때 동무를하나,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나는 다만, 홀로침전하는 것일까?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시가 이렇게 쉽게 씌여지는 것은부끄러운 일이다. 육첩방은 남의 나라,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,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,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1942년 6월 3일 윤동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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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4. 10. 24. 14:05